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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스토리

이런 간부는 사표를 써라 _ 공병호

이런 간부는 사표를 써라

 

2004. 9. 20

공병호

 

아는 것을 실행할 때라야 진정으로 아는 것입니다

회사 정책이나 비전에 관한 최고경영자의 얘기는 일반 직원에게는 아주 먼 나라의 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당장 피부로 다가오는 현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직속 상사의 가치관, 업무 수행 방식, 판단력 등 언행 하나하나는 직원들에게 즉각적이고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 직원들의 업무 환경을 좌우하는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중간 간부의 역할은 백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목표 설정 능력에 관하여

간부라면 문제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그에 따른 가장 적절한 목표를 설정하는 습관을 하나의 메커니즘으로 몸에 완전히 익혀야 한다. 그뿐 아니라 팀원들도 이런 목표 설정 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이때 다른 사람들이 내린 상황 진단에 지나치게 얽매여 휘둘리지 않고 자기 방식대로 상황을 진단하고 문제를 정의하여 최종 결론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뭘 어찌해야 할지 모르고 우왕조왕한다.

만약 여러분이 중견 간부로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다면 다음 세 가지 질문에 자기 관점에서 대답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체적인 조감도를 작성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질문1 현재 회사와 팀 그리고 나는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가.

질문2 현재 상황은 프로젝트 추진에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가.

질문3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목표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간부라면 문제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그에 따른 가장 적절한 목표를 설정하는 습관을 하나의 메커니즘으로 몸에 완전히 익혀야 한다. 그뿐 아니라 팀원들도 이런 목표 설정 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목표:그 성취의 기술에서 목표를 설정하는 능력이야말로 간부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역량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성공이 곧 목표이고, 그 밖의 모든 것은 주석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대단히 목표 지향적이다.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알고 있으며, 하루하루 오로지 그것을 이루는 데에만 전념한다.

목표를 설정하는 능력은 성공의 최고 기술이다. 목표는 긍정적인 정신을 깨우고 목표 달성을 위한 아이디어와 에너지를 해방시킨다. 목표가 없으면 삶의 풍랑 속에서 표류하며 흘러갈 뿐이다. 목표가 있으면 마치 화살과도 같이 표적을 향하여 곧장 날아간다.

성공 법칙 하나 중요한 것은 어디에서 왔는가가 아니라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디로 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오로지 자신과 자신의 사고이다.

 

그저 시키는 일이나 하면서 현실에 안주한다.

간부와 평사원이 하는 일에 차이가 없다면 굳이 회사에 간부가 있을 필요가 없다. 평사원은 그저 시키는 일만 충실히 해내도 평균 이상은 간다. 그러나 간부는 수시로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하고, 그 결정에 따라 조직을 움직여야 하며, 그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 간부의 어깨 위에는 자신뿐 아니라 부하직원들, 심지어 조직의 명운이 걸려 있다.

간부는 조직 전체의 업무를 설계하고 조정하고 총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간부가 되면 업무를 대하는 발상이나 태도부터 바뀌어야 한다. 평사원일 때의 좁은 시각에서 벗어나 스스로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책을 궁리하는 통찰력과 추진력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간부가 되고 나서도 자신의 직무를 정확히 이해하고 실천하는 사람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그저 별 탈 없이 자리만 보전할 수 있으면 그만이려니 하고 일상의 쳇바퀴에 자신을 내맡긴 채 윗사람 눈치 보기에만 급급한 간부가 의외로 많다. 이런 간부는 자신뿐 아니라 부하직원들의 미래마저 망치게 한다.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들은 대개 자리에 연연해한다. 자리에 연연하다보면 매사에 소극적으로 처신하게 되고, 스스로 일을 만들고 앞장서서 추진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자기 주장이나 소신을 적극적으로 내세워 관철시킬 용기도 사라지게 되고 그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는 편리한 보신주의에 빠지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대개 회사에서 새로운 일을 벌이거나 변화를 모색하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싫어한다. 그래서 변화를 주동하는 사람들을 견제하고 헐뜯는다. 그 변화의 불똥이 혹시 자기에게 튀진 않을까 두렵기도 하고 왠지 그 잘난 인간이 자기와 비교되는 분위기에 심사가 뒤틀리기도 해서다.

이런 사람들은 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현재 간부로 있는 사람이라도 그런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하루라도 빨리 사표를 내야 한다. 그래야 회사와 그 밑에 있는 직원들 그리고 자신의 불행을 막을 수 있다.

당신이 현재 간부이거나 앞으로 간부가 될 거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내려오는 지사나 마지못해 따르면서 현실에 안주할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끊임없이 새로운 일을 찾아내고 부하직원들을 독려하면서 자가발전을 이룰 것인가. 선택은 자유다. 그러나 그 선택의 결과는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당신은 조직에서 점점 더 중요한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무용지물이 되어 용도폐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의욕이나 능력도 없으면서 자리만 차지하고 앉아 있는 것은 죄악이다. 능력도 있고 의욕도 넘치는 사람들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옷이 자기 몸에 너무 크면 줄여 입고 작으면 늘려 입는 것이 당연하다면 자리도 마찬가지다.

운이 좋으면 흐르는 세월 따라 지위는 올라가겠지만 그에 걸맞는 역량은 세월이 흐른다고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다. 뼈를 깎고 살을 저미는 절차탁마 없이는 자기 발전도 없다. 유능한 간부가 되기를 원한다면, 다음 조언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조언1 : 항상 나 자신이 아니라 고객을 중심으로 생각하라.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가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만족시킬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답하라.

조언2 : 현재의 상황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끊임없이 더 나은 상황을 궁리하라. 더 나은 결과를 위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자신을 향해 던져라.

조언3 : 조직의 사명과 목표를 끊임없이 점검하라. 내가 이끄는 조직의 사명과 목표는 무엇인가. 업적과 결과를 구성하는 것은 무엇이며, 이를 향상시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조언4 : 조직의 역량이 제대로 발휘되고 있는지 확인하라. 조직이 최상의 상태로 운영되고 있는가. 아니라면 문제가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만약 여력이 생긴다면, 추가로 무슨 일을 더할 수 있을까.

 

도무지 다른 사람의 의견을 귀담아듣지 않는다.

리더십의 코드도 시대에 따라 그에 맞는 옷을 갈아입는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리더십 하면 강력한 카리스마로 상징되었지만 최근 들어 리더십에 헌신, 설득, 감성, 감동 등의 개념이 유입되면서 리더십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예전처럼 수직구조의 조직 체계에서는 명령과 복종이 있을뿐이었지만 조직이 점차 수평구조로 바뀌면서 참여와 협의의 정신이 강조되고 있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인간이란 조금이라도 어려움이 예상되는 사업에는 언제나 반대하게 마련이라는 말로 인간 보성의 한 단면을 갈파하였다. 간부는 자신이 믿고 싶은 인간의 내면이 아니라 현실에 존재하는 인간의 내면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어떤 일을 추진해야 할 당위성을 가늠하기 이전에 그 일이 자기를 얼마나 수고롭게 할 것인가를 먼저 가늠한다는 심리를 고려하여 부하직원들을 대해야 한다 그들이 느끼는 그 수고로움을 즐거움으로 바꾸어 놓는 것도 간부의 중요한 능력인데, 여기에는 섬세한 감성이 작동이 필요하다.

 

받은 만큼만 일하면 되지 사서 고생하랴.

술자리에서 삼삼오오 모여앉아 회사나 상사를 아주 삼아 열심히 비난하는 모습은 낯익은 풍경이다. 다분히 감정적인 언사가 난무하고 시시콜콜한 가십거리에 확인되지 않은 루머까지 성찬을 이룬다. 여기에 안주감으로 오른 상사에게는 분명 뭔가 문제가 잇다. 설령 겉으로 드러난 문제점은 없을지라도 부하직원들의 술자리 안주감이 된다는 것은 신뢰를 잃고 있어 부하직원들이 마음으로 따르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열정의 크기는 근무시간으로 저울질되는 것은 아니다. 야근은 물론이고 특근을 밥 먹듯이 한다고 해서 열정이 넘치고, 그렇지 않다고 해서 열정이 없다고 단정짓는 것은 우리가 흔히 빠지기 쉬운 오해다. 중요한 것은 근무시간이 아니라 그 사람의 가슴속에 작동하고 있는 프로그램의 폭이고 깊이다. 또 색깔이다. 그 폭과 깊이가 새로운 일을 받아들이고 추진하는 용량을 가름한다. 또 그 색깔이 새로운 일에 대한 집중력과 결과를 가름한다. 열정의 크기는 이로써 저울질된다.

안일무사의 무기력증에 빠져, 일을 통한 자기 업그레이드를 등한시하게 되면 물론 조직에도 손해지만 최대의 피해자는 바로 자기자신이다. 반면에 열정적으로 일을 구미고 성취하고자 하는 노력을 지속하면 회사에도 이익이지만 최대의 수혜자 또한 자기자신이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습득한 경험이나 노하우는 조직의 역량을 키우기도 하지만 결국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최대의 자산이다.

간부가 되면 업무를 입체적으로 통찰하는 안목을 가져야 최선의 의사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는 앞으로 최고경영자가 되었을 때 반드시 필요한 핵심역량으로, 세월이 흐른다고 거저 주어지는 행운이 아니다. 일을 향한 뜨거운 열정과 자신에 대한 치열한 담금질이 끊임없이 어우러져야만 비로소 취할 수 있는 열매다.

직장 생활도 더없이 소중한 자신의 삶이다. 그런 자신의 삶을 방관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자기 삶의 방관자로 남아 있는 한, 항상 업무는 뒷전인 채 얄팍한 잔꾀에 맛들려 있는 한, 당신은 유능한 간부는 커녕 조직에서 발붙일 자리도 없다. 오늘 당신의 안일함이 내일 당신의 고단함으로 자리를 바꿔앉게 될 것이다.

 

적당한 선에서 만족한 채 기록 경신이란 없다.

이때 목표를 만만한 수준으로 헐겁게 잡지 마라. 현재를 기준으로 최선을 다하더라도 겨우 이룰 수 있을까 말까한 수준으로 높여 잡아라. 나는 목표를 설정할 때, 안정적으로 달성 가능하다고 생각되는 수준에서 20~30퍼센트 가량 높여 잡는 습관을 들여왔다. 아준 간단한 습관이지만, 이런 습관 하나로 업무와 조직 관리, 나아가 인생을 하나의 흥미진진한 기록 경신 게임으로 만들 수 있다.

인생이나 조직 생활에 재미를 가미하여 그것을 기록 경신 게임으로 바꾸게 되면 늘 팽팽한 긴장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때 게임은 하루, 한 주일, 한 달, 한 분기, 한 해 단위로 촘촘하게 구성하여 단위 사이에 신축성을 살려 운영의 묘를 발휘한다. 이처럼 목표를 기록 경신 게임으로 바꿔 추진하면 놀라운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목표 관리의 대가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충고를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목표 관리에서 최대의 성과를 거두려면 몇 가지 특별한 법칙에 따라야 한다. 먼저 3p공식을 활용해야 한다. 즉, 긍정문으로, 현재시제, 1인칭으로 목표를 적고 서술해야 한다.

잠재의식은 현재시제로 쓰인 긍정문을 통해서만 작동된다. 그러므로 목표를 적을 때는 마치 이미 그것을 성취한 것처럼 써야 한다. 나는 앞으로 12개월 동안 5만 달러를 벌겠다가 아니라 나는 매년 5만 달러씩 번다고 적는다. 이처럼 목표를 적을 때는 항상 1인칭으로 시작하여 현재시제의 긍정문으로 끝나야 한다.

문제의 원인을 늘 외부에서 찾고 책임회피에 바쁘다.

요즘 우리 기업계에서는 중국 때문에 죽을 맛이라고 아우성이다. 원자재를 싹쓸이해 가버려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웬만한 제품은 대량으로 만들어서 헐값에 풀어버리니 도저히 상대할 방법이 없다는 등... 가히 중국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그러나 유능한 간부라면 이것을 자연스러운 기업 환경의 변화로 기꺼이 받아 들이고 그 변화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다. 예를 들어, 중국의 경제 규모가 커질수록 첨단 기계장치나 전자부품 등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또한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도 그에 비례하여 커질 것이다. 저가의 단순제품을 팔아먹을 기회가 축소되는 대신 고가의 첨단제품이나 기술을 팔아먹을 기회가 그만큼 확대되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돌아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이치다.

세상일에는 이처럼 양면성이 있다. 무능한 간부는 늘 부정적인 면을 보고서 절망하고, 유능한 간부는 늘 긍정적인 면을 보면서 희망을 키운다. 무능한 간부는 늘 외부에 원인을 돌리면서 책임을 회피하기에 바쁘고, 유능한 간부는 늘 내부에서 원인을 찾아 해결책을 모색하기에 바쁘다.

 

업무는 뒷전이고 윗선에 정치하느라 바쁘다.

어느 조직이든 능력보다는 인간관계로 출세하려고 설치는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학연을 끌어다 붙이고 없는 지연이나 혈연까지 꿔다가 붙인다. 사실 일도 잘하고 인간관계도 좋으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인간관계는 정치적인 인간관계를 말하는 것이다. 일하는 과정에서 신뢰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된 인간관계라면 적극 권장할 일이지만 출세를 위해 기획된 인간관계는 참으로 덧없느 것으로 결국은 자신을 비참하게 만든다.

인맥 형성에 들이는 비용은 한국 사회에서 아직도 투자 수익률이 무척 높은 편이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른다. 이해득실에 바탕을 둔 인간관계는 이해득실의 균형추가 한쪽으로 기우는 순간 연기처럼 소멸되고 만다는 당연한 사실을 모르고, 영원히 지속될 것으로만 착각한다.

상사의 권위는 인간관계가 아니라 업무 처리 능력과 성과로부터 나온다. 위로든 아래로든 인간관계에 치우치다보면 업무에 사적인 이해관계나 감정을 개입시키게 되고 신뢰를 잃게 된다. 이처럼 주위의 신뢰와 리더십을 상실하고 허우적거리는 간부에게 좋은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이빨 발톱 다 빠진 매에게 궝 사냥을 기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타성에 젖어 매사를 대충대충 넘어간다.

이 정도면 되겠지 하고 결재를 올리면, 지점장님께서는 어김없이 최선을 다한 결과인가 라고 물으시거나 좀더 능률적으로 신속하게 개선할 방법은 없는가 라고 물으십니다. 그러면 우리는 일을 어서 마쳐버리고 싶은 마음에 네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하고 말지만 그런 허튼 수작이 지점장님한테 통할 리 없지요. 지점장님께서는 보고서를 꼼꼼하게 살펴보시고 다음날 아침에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라고 넌지시 물으시거든요. 그때마다 저희들은 아차하게 됩니다.

 

실무 능력이 없어 일에 끌려다닌다.

일하는 가운데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경지에 오른 사람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그러기까지는 아마도 치열한 자기계발과 담금질 과정을 거쳤을터이다.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끊임없는 연구, 업무 수행에 필요한 전문성 배양, 목표 달성을 위한 아이디어 창출 및 현실화 노력에 신명을 바치다보면 어느 순간부터 자기 업무에 관한 한 달인의 경지에 이를 것이고, 그때부터 자기 일에서 즐거움을 발견하고 누리게 될 것이다.

일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간부가 되려면 무엇보다도 업무를 완벽하게 장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고 업무에 끌려다니게 되면 늘 바쁘고 스트레스만 쌓일 뿐 어느 것 하나 두렷한 성과도 거두지 못한다. 그뿐 아니라 간부가 이렇게 헤매게 되면 조직 전체가 지리멸렬할 것이다.

직장에서의 업무는 최고로 개별화된 학습 과정이다. 여기에 일정한 커리큘럼은 없다. 직장은 대학으로 치면 개방대학이다. 배움을 강요하거나 말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스스로의 필요와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평생공부를 지속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직장 생활 초기의 배움과 경험은 간부의 자질을 갖추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나는 머리는 빌릴 수 있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실무를 직접 담당하지 않은 간부라도 실무에 대한 본질적인 지식을 갖지 못하면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없게 된다. 게다가 자신 있게 조직을 이끌어 갈 수도 없게 된다. 결국 간부에게 문제 해결 능력이 없으면, 국면을 주도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부하직원들이 그런 간부를 믿고 따를 리 만무하다. 간부의 권위는 자리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능력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과거의 관례와 경험에만 전적으로 의존한다.

오래된 간부일수록 대개 풍부한 경륜을 바탕으로 형성된 자기 방식에 익숙하게 마련이다. 물론 업무를 익숙한 솜씨로 차질없이 처리한다는 장점은 있겠지만 자칫 오랜 관행에 따른 매너리즘에 빠져 상상력이나 역동성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오랜 타성에 빠져 있으면 조직의 경쟁력을 떨어뜨려 생존을 위협받을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유능한 간부는 자신뿐 아니라 부하직원들에게도 끊임없이 문제의식을 던져준다. 과거의 경험에서 비롯한 방식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더 나은 방법을 찾아내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간부의 이런 태도는 자신을 변화시킬 뿐 아니라 부하직원들까지 변화시킨다. 해결해야 할 문제에 직면할 때만다 지금까지 사용해온 방법보다 좀더 생산적이고 확실한 방법이 있을 거야라는 믿음을 습관화하게 된다.

자기 혁신은 그동안 아주 당연하게 생각해온 것들을 한쯤 의심하는 데서 출발한다. 사소한 것이라도 좋다. 끊임없이 의심하라. 하다못해 지금껏 수년간 고집해온 출퇴근길 코스라도 바꿔보라. 좀더 빠르고 쉬운 길이 숨어 있는데, 어쩌면 새로운 길이 뚫렸는데 그것도 모른 채 아직도 습관적으로 옛길을 고집하고 있는지 돌아보라. 그뿐 아니라 매일 아침 반복되는 티타임, 회의 시간, 퇴근 시간 무렵의 하루 업무 마무리 방식 등 그동안 익숙한 것들을 한번쯤 다시 검토하는 것만으로도 자신과 조직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해보지도 않고 할 수 없는 이유만 찾느라 바쁘다.

사업 세계에서 직면하는 문제에 이미 정해진 정답이란 없다. 해결하는 방식에 따라 해답은 제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 어떤 사람은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지레 포기할 것이고, 어떤 사람은 새로운 시각과 참신한 발상으로 놀랄 만한 해답을 구할 것이다.

자신과 다른 시기, 다른 상황에서 출발한 사람을 그대로 흉내낸다면, 즉 남의 이야기에만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뜻이다.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이런 식으로 생각해야 한다.

나는 이 사람보다 더 멋진 비즈니스 기회를 발견하고, 더 대단한 연구를 해서 반드시 성공하겠다. 그러면 그 이야기를 자신의 내부에 잠들어 있는 힘을 이끌어내는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괜찮다. 자신과 맺은 어떤 약속도 반드시 지킨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실천에 옮겨보라. 그것은 반드시 몇 배의 효과로 되돌려줄 것이다. 간부의 그런 믿음과 자세는 부하 직원들을 전염시킬 것이다. 긍정적인 전염의 효과는 성공하는 리더로서 여러분을 더욱 돋보이게 할 것이다.

 

불확실성을 두려워하여 글쎄, 가능할까를 입에 달고 산다.

진정한 기회는 개척자에게만 주어진다. 개척자는 남들이 아직 생각지도 못하거나 가보지 않은 길로 과감하게 들어선다. 남들이 조저히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지점에서 확신을 가지고 기회를 발견한다. 그 기회를 발견한 이상 어떤 위험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그 길로 들어선다. 서구 르네상스 시대의 탐험가들도 모두 미친 놈 이라는 야유를 들으면서까지 미지의 세계를 향해 주저없이 닻을 올린 사람들이다.

약간의 승산만 보인다면, 일단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가운데서 가능성을 키워가는 것이다. 그런데 총명하다는 사람들도 대개는 머리 속에서 열심히 계산기만 두들기다가 끝내 기회가 숨어 있을 그 길로 한 발짝도 내딛지 못한다. 그러다가 때를 놓치고 나서야, 다른 사람이 그 풍성한 열매를 따먹는 것을 보고 나서야 후회한다. 모든 기회는 불확실성 속에 숨어 있는 것이지, 확실성이 확인된 후에는 거기에 이미 기회는 없다.

 

수직적 사고에 붙들려 모든 것을 독단한다.

누구든 업적을 쌓고 지위가 올라갈수록 교만의 함정에 빠져들기 십상이다. 자기자신과 직위를 동일시함으로써 그런 함정에 빠지는 것이다. 그 교만은 수직적 사고로 구체화되어 나타난다. 수직적 사고에 붙들리면 실질보다도 체면을 앞세우게 되고, 조직 내 모든 인간관계를 서열 중심으로만 재단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상하 간에 자유로운 의사소통의 숨통이 막히고 조직의 머리와 손발이 따로 놀게 된다. 더욱 나쁜 것은, 머리가 손발을 믿지 못하고 손발이 머리를 헐뜯게 된다는 것이다.

리더십 개발 전문가 블레인 리는 리더십의 원천에서 리더십의 원천을 세가지로 말하고 있다. 자기를 따르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원천으로 삼는 리더십이 있고, 자기를 따르면 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원천으로 삼는 리더십이 있으며, 세 번째로는 신뢰와 존경을 원천으로 삼는 질적으로 전혀 다른 리더십을 말한다. 여기서 우리는 세 번째 유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직원들이 스스로 리더를 따르는 이유는 리더가 원하는 것을 그들 역시 원하기 때문이다. 리더가 자리에 있든 없든, 그들에게 당근을 주든 말든, 그런 것들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서로 인격적으로 신뢰하고 가는 길이 일치하는 한, 직원들은 리더가 원하는 것을 기꺼이 내줄 수 있게 된다. 진정한 리더십은 다른 사람들과 같은 높이에서 눈을 맞춤으로써 나오는 것이지 그들 위에 군림하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

이제 수직적 사고에서 수평적 사고로의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기도 하려니와 창의력과 합의의 정신이 요구되는 새로운 시대를 맞아 수평적 사고에 따른 효과는 이미 거의 모든 분야에서 검증되고 있다. 조직의 생동감을 유지하고 직원들의 창의력을 분출시켜 업무 효율과 생산성을 극대화하기를 바란다면 더 이상 일방적인 명령이나 높은 사람의 체면을 앞세운 권위가 지배하는 수직적 조직 구조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중국 역사상 가장 치열한 패권다툼을 벌였던 유방과 항우의 초한 전쟁에서도 우리는 독선과 교만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초한 쟁패 초기, 객관적인 전력으로 보면 유방의 한나라는 항우의 초나라에 비할 바가 못 되었다. 그러다보니 유방은 늘 몸을 낮추고 항우와의 정면충돌을 피해야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이 역전되기 시작했다. 천하의 대세를 휘어잡은 항우는 그 힘만 믿고 교만해져 천하의 인재를 홀대했고, 재상 범증을 비롯한 신하들의 충고와 계책을 번번이 무시했을 뿐 아니라 전리품을 독차지하고 약탈을 자행함으로써 장졸들과 백성들의 신망을 잃었다. 반면에 유방은 재상 소하의 의견에 따라 장량, 한신 등 천하의 인재를 중용하여 역할을 분담시키고 그들의 의견을 적극 경청함으로써 조직의 역량을 극대화하였을 뿐 아니라 눈앞의 탐욕을 경계함으로써 널리 민심을 얻었다.

당연히 천하는 유방이 차지하였다. 유방은 절대 열세의 전력에도 불구하고 천하 쟁패에서 승리한 원인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다.

“본영에서 지략을 짜고 천리 바깥에서 승리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나는 장량에 미치지 못한다. 내정의 충실, 민생의 안정, 군량의 조달, 보급로의 확보라는 점에서 나는 소호에 미치지 못한다. 백만 대군을 자유자재로 지휘하여 승리를 거둔다는 점에서 나는 한신에게 미치지 못한다. 나는 다만 이 세 사람의 인재를 적절하게 기용하고 그들이 최상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후원하고 믿어주었을 뿐이다.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내가 천하를 얻은 원인이다. 반면에 항우에게는 범증이라는 천하의 인재가 있었지만 그는 이 한 사람조차도 잘 쓰지 못했다.(항우는 한나라의 이간책에 속아 유방이 가장 두려워했던 범증을 해고했다. 이것이 결정적인 패착이 되었다.) 이것이 항우가 내게 패한 원인이다.

부하직원들이 못미더워 일을 맡기지 못한다.

월마트의 창업자 샘 월튼은 월마트 경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세 가지 원칙을 남겼다.

직원들 저마다의 내면에 숨겨진 재능을 최대한 끌어내어 조직과 개인의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리더의 중요한 역할이다. 정작 본인은 자기 안에 어떤 재능이 있는지조차 모를 수 있으므로 리더가 그것을 간파하여 그 재능을 자극하고 그 재능을 활짝 펼칠 수 있도록 격려할 필요가 있다.

 

간부가 직원들에게 마음 놓고 일을 맡기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미덥지 못해서 이다. 그래서 이런 간부는 모든 일을 손수 챙겨야 마음이 놓이는 오랜 관성에 길들여져 있다. 자기 스스로 유능하다고 여기는 간부일수록 그 증상이 심하다. 이런 간부의 눈에는 자신의 신입 시절에 비추어 보아도 지금의 직원들이 죄다 시원찮아 보이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것은 커다란 착각이다.

처음부터 일을 완벽하게 잘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해보지도 않은 일을 잘한다는 것이 오히려 비정상이다. 일단 제대로 일을 시켜봐야 직원들 각자에게 어떤 재능이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고, 자꾸 경험을 쌓아가야 업무 처리 능력이 발전할 수 있을 것 아닌가. 몇 년이 되어도 여전히 간부가 하는 일의 단순 보조 노릇이나 하도록 해놓고서 미덥지 못하다고 한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간부에게 있다.

간부는 먼저 직원들 저마다의 재능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과감하게 업무를 분담시키고 권한을 위임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분담시킨 업무가 아주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 한 간부는 간섭자가 아니라 조언자 또는 후원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정작 간부가 해야 할 일은 따로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렇게 업무를 분담시키고 권한을 위임한 다음에는 직원들 사이에 업무 협조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각자 업무를 수행하는 데 애로사항은 없는지, 지원을 필요로 하는 부분은 없는지 살피고 격려하는 등 전체의 진행 상황을 통괄.조정하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유능한 간부는 직원들이 할 일까지 혼자 떠안고 독단하는 간부가 아니라 직원들의 재능을 발견하여 꽃피게 함으로써 모두 믿고 일을 맡길 만한 인재로 키울 줄 아는 간부다.

 

도무지 직원들의 개별성에 대한 이해가 없다.

간부가 되면 실무에 대한 깊고 넓은 이해뿐 아니라 인간 본성과 인생에 대한 근본적인 통찰이 필요하다. 간부의 역할은 업무를 다루는 데서 나아가 사람을 다루는 데에 미치기 때문이다.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은 광범위하고도 꾸준한 독서와 자기 성찰이 있을 때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인간에 대한 애정과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뒤따라야 한다.

 

과거의 성공 경험에 지나치게 의존한다.

고참과 신참의 문제 개결 방식은 사뭇 다르게 마련이다. 로마제국의 역사를 돌아보면, 카르타고의 한니발 장군이 로마제국 전역을 쑥대밭으로 만들면서 수도 로마를 코앞에서 압박해 들어오자 로마 원로원에서는 로마를 구할 프로젝트의 매니저로 누구를 선택하고 어떤 전략을 구사할 것인가를 두고 일대 격론이 벌어진다.

격론의 두 주역은 30세의 스키피오와 70세의 파비우스였다. 스키피오는 한니발이 로마를 공격하느라 무방비 상태로 있을 카르타고 본국을 급습하자는 주장을 펼쳤고, 반면에 파비우스는 굼뜬 사내라는 별명처럼 지구전을 통해서 로마제국을 지켜낸 영웅답게 먼저 해야 할 일은 로마에 다시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요, 아프리카(카르타고)에 가서 싸우는 것은 그 다음 문제라고 주장하였다. 격론 끝에 결국 젊은 스키피오의 모험적인 책략이 채택되고, 로마는 카르타고를 일시에 무너뜨렸다.

로마인 이야기의 작가 시오노 나나미는 이 대목을 두고 다음과 같은 성찰을 보여주고 있다.

반드시 늙은이라서 완고한 것이 아니라 업적이 쌓이면서 완고해지는 것이다. 나이가 아니라 성공이 사람을 완고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미 성공한 사람은 변혁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되어도, 그 성공으로 얻은 자신감 때문에 다른 길을 선택하기가 어려워진다. 따라서 근본적인 개혁은 재능을 갖고 있으면서도 과거의 성공에 가담하지 않은 사람만이 이룰 수 있다. 대개 젊은 세대일수록 과거의 성공에 가담한 경험이 적기 때문에 개혁성이 강한 것이다.

 

직원들에게 베풀기는커녕 직원들 몫까지 가로챈다.

간부 자신은 온갖 치사한 짓을 일삼으면서 직원들에게 날마다 일장 훈시를 해본들 씨알이 먹힐 리 없다. 오히려 비웃음만 살 뿐이다.

안팎으로 경쟁이 치열한 사업 세계에서 정도를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르는 바 아니지만 길게 보면 생존과 성공의 조건은 분명히 그 정도 안에 있다. 기업은 물론이려니와 그 안에서 일하는 개개인도 정도을 지키려는 그 나름의 원칙을 설정하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간부가 직원들의 신망과 존경을 잃지 않으려면 공과 사를 분명히 구분하여 처신해야 한다. 그리하여 위아래로 두루 떳떳하게 되면 무엇보다 본인의 마음이 편하고 행복해질 것이다. 그 덤으로, 위로는 영향력이 확대되고 아래로는 권위가 설 것이다.

지금 당장, 사소해 보이지만 중요한 것들에 대한 자기와의 약속을 정해보자. 이미 부하직원들의 신망을 잃고 있더라도 다소 시간은 걸리겠지만 얼마든지 다시 회복할 길은 있다.

 

칭찬과 격려에 인색하고 말을 함부로 한다.

칭찬도 습관이다. 질책과 비난을 입에 걸고 사는 사람은 당연히 크게 칭찬해야 할 상황에서도 뭔가 트집을 잡아 질책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 다른 사람을 칭찬할 틈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지닌 사람은 사소한 일에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칭찬은 자신의 마음을 베푸는 행위다. 베풀면 그 베푸는 대로 보답이 따르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칭찬을 일삼아서는 안 된다. 칭찬에도 지켜야 할 절도가 있고 살펴야 할 원칙이 있다. 그저 의례적인 칭찬은 차라리 아니함만 못하다. 칭찬의 가치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칭찬은 그것을 받는 사람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 자칫 비아냥댄다고 오해 받을수도 있고, 입에 발린 소리로 폄하될 수도 잇다.

칭찬을 하려거든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 김대리는 정말 유능한 사람이야. 식의 모호한 칭찬은 금물이며, 이번 계약을 체결하는 데 김대리의 기안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어. 정말 수고했네. 식의 구체적인 내용으로 칭찬해야 한다.

말 실수는 누구나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그 실수도 따지고 보면 습관이다. 말을 아무 생각 없이 내뱉는 습관 때문에 자꾸 실수를 하는 것이다. 특히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할 때, 잘난 체하기 좋아하는 성격일 때, 정직하지 못하고 자꾸 거짓말을 일삼을 때 말 실수를 하게 되는데, 이는 이미 실수가 아니라 습관이며 미필적 고의다.

평사원의 말에 백금의 무게가 있다면 간부의 말에는 천금의 무게가 있어야 한다. 평사원의 말은 그 한 사람으로 그칠 수 있지만 간부의 말은 수십 수백 사람들에게 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릇 간부라면 말을 하는 데 있어 신중해야 하고, 한번 내뱉은 말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말만 쏟아놓고 지키지 않으면 실없는 사람이 되어 신뢰를 잃게 된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거나 청산유수로 거침없이 내뱉는다는 것과는 별개다. 말을 잘하는 첫 번째 요소는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 것이다. 일단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야 대화가 재대로 이루어질 것 아닌가. 절대로 상대방의 말허리를 잘라서는 안 된다. 그래서 귀가 두 개인 것은 말을 잘 들으라는 뜻이고, 입이 하나인 것은 말을 적게 하라는 뜻 이라는 격언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말을 잘하는 두 번째 요소는 말 속에 진심을 담는 것이다. 아무리 청산유수의 달변이라도 말 속에 진심이 아니라 거짓을 담는다면 차라리 말을 아니함만 못하다. 세 번째 요소는 때와 장소 그리고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게 말하는 것이다. 물론 말의 내용뿐 아니라 말씨나 말투도 상황에 맞게 해야 한다. 상대방이 전혀 알아듣지도 못할 전문용어를 남발하거나 점잖은 자리에서 비속어를 마구 지껄이거나 숙연해야 할 자리에서 경망스런 말투로 떠들어댄다면 그것처럼 민망한 일은 없다.

네 번째 요소는 간명하고 분명하게 말하는 것이다. 한 마디면 될 것을 불필요한 말까지 섞어가며 장황하게 늘어놓거나 자신감이라곤 조금도 없이 얼버무리는 말투는 듣는 사람을 짜증나게 하고 신뢰를 주지 못한다. 다섯 번째 요소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다. 아마도 간부가 부하직원들에게 말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또 여기에는 앞의 네 가지 요소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있으면 적어도 말 때문에 상처를 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나아가 배려하는 말 한 마디는 크나큰 격려가 되고 위안이 된다. 힘을 주고 용기를 준다. 무엇보다 서로의 관계를 신실하고 돈독하게 이어준다.

 

공은 자기가 독차지하고 과는 다른 사람에게 돌린다.

유능한 간부는 부하직원들의 공을 가로채지도 않을뿐더러 자신의 공까지도 부하직원들과 공유함으로써 결국은 더 많은 것을 얻고 자기가 더 빛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 또 자신의 잘못을 부하직원들에게 떠넘기지도 않을뿐더러 부하직원들의 잘못까지도 자신의 책임으로 감싸 안음으로써 신뢰와 존경을 이끌어내고 더 소중한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

눈앞의 이익은 잡는 순간 연기처럼 날아가 버리고 그것을 탐한 자신의 초라한 모습만 남게 마련이다. 반면에 그 이익을 기꺼이 남에게 돌리면 그 순간에는 손해를 보는 기분이겠지만 결국 모든 것을 얻게 된다. 공은 함께 나누거나 남에게 돌리면 더 밝은 빛으로 더 크게 돌아오지만 혼자서 독차지하려고 하면 그 빛은 사라지고 어두운 그림자만 남아서 돌아오게 마련이다. 뭐든 많이 가지려 할수록 하나도 갖지 못하게 되고, 많이 버리려 할수록 더 많은 것을 갖게 되는 것이 세상 이치다.

조직의 프로젝트가 실패했거나 어떤 직원이 실수를 저질렀을때, 간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간부는 성공했다고 해서 흥분을 내보이거나 실패했다고 해서 분노를 함부로 내보여서는 안 된다. 이때 유능한 간부는 무엇보다 먼저 직원들을 위로하고 침체된 조직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힘쓴다. 그리고 조직의 장으로써 실패에 따른 책임은 자신이 끌어안는다. 그런 후에, 무엇이 어디서 어떻게 잘못되었는지를 규명하고 다음 과제에 차분하게 대비한다. 이런 간부가 있는 한, 직원들은 어떤 경우에도 동요하거나 절망하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유능한 간부는 실패도 잘 관리함으로써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것이지만, 무능한 간부는 그 실패를 끌어안고 설상가상의 늪으로 빠지고 말 것이다.

 

봉사와 헌신은 없고 군림하려고만 한다.

인간의 심성에는 복종의 심리가 있다. 그것은 사람은 자신이 인정하는 권위를 지닌 사람의 명령이라면 설령 이치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받아들인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은 간부와 부하직원들 사이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부하직원들에게 인정받지 못한 간부는 그들을 움직일 수 없다. 자리에 따른 권력 자체가 리더십을 부여해주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권력을 올바르게 행사하고 그 자리에 합당한 사람이라는 인정을 받는 데서 권위가 생겨나고, 바로 그 권위가 리더십에 힘을 실어 주는 것이다. 결국 간부의 권위와 리더십은 부하직원들로부터 비롯하는 것이다.

리더의 권위는 봉사와 희생에서 비롯한다. 봉사와 희생 없이는 권력을 권위로 치환할 수 없다. 물론 권력으로 억눌러서 부하직원들을 이끌 수도 있겠지만, 따르는 시늉만 내게 할 뿐 진정으로 따르게 할 수는 없다. 봉사와 희생으로 획득한 권위만이 부하직원들을 진정으로 따르게 할 수 있다.

제임스 C.헌터는 서번트 리더십에서 리더십, 권위 그리고 봉사와 희생 사이의 관계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우리가 노력으로 성취해야 할 리더십은 영향력과 권위에 바탕을 둔다고 했습니다. 권위란 우리가 리드하는 이들을 향한 봉사와 희생에 바탕을 두며, 그들의 당면한 욕구를 규명하고 충족시킴으로써 얻어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봉사와 희생은 도대체 무엇에 근거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노력입니다.

나는 리더십의 본질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로 솔선수범을 꼽고 싶다. 가정에서의 아이들이든 회사에서의 직원들이든 윗사람의 훈계를 듣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윗사람의 행동을 보고 배운다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나아가 한 나라의 국민들도 정치 지도자의 말을 듣고 감동하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을 보고 감동하는 것이다.

봉사와 희생은 상대에 대한 사람과 배려하는 마음을 가질 때만 가능한 일이다.

 

약속을 함부로 남발하고 밥 먹듯이 어긴다.

안철수 사장의 책을 보다가 약속 지키기라는 내용이 있어서 관심 있게 읽은 적이 있다. 안 사장의 마지막 대답이 새겨들을 만한 명언이다.

안 사장님은 약속을 잘 지키시는 편입니까

저는 한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킵니다.

말도 안돼요. 소소한 것은 회사 사정 때문에 몇 번쯤 어겼을 것 아니에요.

결코 그런 적 없는데요

어떻게 그것이 가능해요

지키지 못할 약속은 처음부터 안 하니까요

나는 사람 됨됨이를 살필 때 약속을 얼마나 잘 지키는지를 맨 먼저 따진다. 시간이나 금전 그리고 업무에 관한 약속은 물론이고 아무리 사소한 약속이라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고 잘 지키는지를 보면 대개 그 사람의 됨됨이를 가늠할 수 있다. 아무리 사소한 약속이라도 가볍게 여기는 사람은 중요한 약속도 잘 지키지 못하게 마련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치루는 가장 비싼 대가는 바로 신뢰를 잃는다는 것이다.

유능한 간부는 약속에 대한 엄정한 원칙을 정해놓고 반드시 실천한다. 약속을 가볍게 말하지 않되. 일단 한 번 맺은 약속은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반드시 지킨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약속을 늦춰야 하거나 지키지 못할 상황이 생기면, 사전에 용서를 구하고 양해를 받은 다음 차선책을 강구한다. 적어도 자기가 한 약속을 잊어 먹지는 않는다.

간부가 약속을 잘 지키지 않으면서 부하직원들에게 약속을 지키라고 다그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간부가 약속을 태산처럼 무겁게 여긴다면 부하직원들도 간부와의 약속을 결코 가볍게 여기지는 못할 것이다.

 

모든 정보를 혼자서 움켜쥐고 공유할 줄 모른다.

어느 조직이든 직급이나 직책별로 소유하는 정보의 질이나 양에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이를 정보 격차라고 한다. 정보 격차는 조직의 대외비에 해당하는 기밀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필요하기도 하지만, 업무 수행을 위해 반드시 공유되어야 할 심각한 동맥경화에 빠뜨린다. 그래서 경영진은 어떻게 하면 필요한 정보를 해당 구성원들에게 신속하고도 정확하게 공유시킬 수 있을까 고민한다.

예를 들어, 경영진은 간부회의에서 논의된 결정 사항들 가운데 회사 전체 차원에서 공론화하기 곤란한 정보는 대개 해당 간부를 통해 필요한 선까지 전달한다. 이때 해당 간부가 중간에서 그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 업무가 혼선을 빚거나 지체된다. 그런데 직원들과 공유해야 할 중요한 정보를 혼자서 깔고 앉아 업무에 차질을 빚게 만드는 것은 물론 직원들을 소외시키는 간부가 의외로 많다. 이는 의도적이라기보다는 대개 습관적인 부주의나 정보 공유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의 부족에서 비롯한다.

정보를 대하는 안이한 습관에서 비롯한 이런 잘못이나 실수를 피하려면, 먼저 정보를 입수하거나 전달받은 간부는 해당 직원들에게 재전달하는 것을 미루지 말아야 한다. 이때 몇 가지 사항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1. 정보 꾸러미 가운데 어떤 정보가 직원들의 업무 추진에 얼마나 도움이 되고, 어느 범위로 어느 선까지 전달할 필요가 있는가.

2. 어떤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공감대를 형성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데 얼마나 도움을 받을 수 잇을 것인가.

3. 특정한 정보가 경영상의 기밀이기는 하지만 직원들과 공유할 필요가 있는 정보라면 기밀을 유지하면서도 효과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간부는 습득한 정보를 일단 자기 선에서 간명하게 정리할 필요가 잇다. 그리고 공유할 필요가 있는 정보에는 자신의 의견을 덧붙여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게다가 특히 중요하거나 주의해야 할 사항은 거듭 강조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유능한 간부는 이런 과정을 통해 정보를 조직화하여 전달하는 노하우를 익힌다.

아직도 종종 정보를 독점함으로써 조직을 통제하고 권력을 행사하려는 간부들이 있는데, 이는 구시대의 아날로그적 발상이다.

 

숫자에는 젬병이라서 모든 것을 두루뭉실 얼버무린다.

간부는 특정 부서의 리더이기 전에 회사 전체를 떠받치는 기둥이다. 게다가 특정 부서의 업무나 성과도 회사 전체의 업무나 성과 안에서 수행되고 설정되는 것이므로 간부라면 당연히 자기 부서는 물론 회사 전체의 경영 지표를 구체적인 데이터로 줄줄 꿰고 있어야 한다. 이것은 간부가 상황을 장악하고 조직을 이끌어나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젊은 세대의 코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흔히 나이 지긋하신 어른들은 요즘 애들, 버릇이 없다느니 젊은 해들 하는 꼴을 보면 세상이 말세라고 말한다. 그런데 요즘 애들, 버릇이 없다는 말은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있어 왔다고 한다. 알고 보면 새삼스런 말이 아니다. 요즘 들어 젊은이들이 예전에 비해 특별히 버릇이 없이진 것이 아니라 시대를 막론하고 세대간의 인식 차이가 반영된 말일 것이다.

어른들은 대개 자신의 젊은 시절에 형성된 가치관과 세계 인식을 통해 오늘날의 젊은이들을 바라보고 규정하기 때문에 세대 간의 갈등이 빚어지는 것이다. 특히 세대 간의 의사소통이 단절되었을 때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진다. 지금의 어른들도 아마 자신들이 젊었을 적에 그 당시 어른들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갈등을 겪었을터이다.

간부는 자신의 방식이나 코드에 직원들이 맞춰주기를 강요하기 전에 그 직원들 저마다의 방식이나 코드를 먼저 이해하고 포용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구세대와 신세대 사이의 인식 차이와는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지켜야 할 엄연한 금도마저 포기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상대방을 전혀 배려할 줄 모른다.

어떤 간부는 바쁘다는 핑계로 정작 중요한 일과 그렇지 못한 일도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고객에게 정성을 다하라고 입이 닳도록 외치고 다니면서도 정작 더 중요한 내부고객인 직원들을 그렇게 허투루 대하고 있는 것이다.

사업이란 자기 혼자만 잘났다고 성공하는 게 아니더군요. 사업가에도 상품, 중품, 하품이 있는데, 혼자서만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사업가는 하품에 해당하지요. 서로 앞다투어 도와주려고 나서는 주위 사람들을 많이 거느린 사업가일수록 상품이지요. 회사를 위해 열성을 다하는 임직원들, 끊임없이 좋은 사업 아이디어나 재료를 챙겨주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 지인들이 상품 상업가에게 고이는 까닭은 그 사업가가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잘 경청하고 존중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항상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 대하기 때문입니다.

 

아래로는 쓸데없이 강압적이고 위로는 지나치게 비굴하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고 하면 대개 leo화하는 기술만을 생각하기 쉽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상사나 동료 간부들에 대한 영향력, 부하직원들에 대한 리더십도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간부가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여 기대하는 성과를 거두려면 부하직원들을 잘 이끄는 일도 중요하지만, 외부의 협조, 즉 상사와 동료 간부들의 전폭적인 동의와 지원을 얻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아무리 팀 전체가 똘똘 뭉쳐 의욕적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하려고 해도 상부로부터 필요한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다른 부서의 동료 간부들에게 견제를 당하게 되면 과제를 순조롭게 완수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능한 간부는 업무의 추진력을 강화하기 위해 평소에 상사나 동료 간부들과 신뢰를 돈독하게 쌓음으로써 영향력을 확보해 둔다.

만일 간부에게 이런 능력이 없다면, 업무가 난관에 봉착했을 때 추진력을 발휘할 수가 없다. 일을 시작하면서 부하직원들에게 나만 믿고 따르라고 큰소리 쳐놓고 막상 문제가 생겼을 때 번번이 상부의 지원이나 다른 부서의 협조를 받아내지 못하여 일을 그르치게 되면 부하직원들의 불신을 살 수밖에 없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선들 아니 새랴는 속담이 있다. 안에서 팀원들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지 못하는 간부는 그 상사와 동료 간부들로부터도 인정받지 못하게 마련이다. 그런 간부 밑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이중 삼중으로 스트레스를 받기 십상이다. 조그만 일에도 트집을 잡히고 시도 때도 없이 들볶이다보면 그런 간부의 얼굴도 쳐다보기 싫어진다. 게다가 하나의 업무를 두고도 지시 사항이 수시로 바뀌어 나중에는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될지 모를 지경에 이른다. 간부가 처음부터 끝까지 일을 소신 있게 추진하지 못하고 윗사람들 비위 맞추기에 급급하여 그냥 스쳐가는 말로 한마디만 던져도 그 장단에 춤을 추기 때문이다.

만약 위아래로 신뢰를 받고 있는 유능한 간부라면 진행중인 업무에 대해서 상사가 그처럼 시시콜콜 참견할 생각도 않을뿐더러, 만약 참견한다 해도 업무 진행상 특별한 하자가 없다면 상사의 한마디에 그처럼 휘둘리지도 않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진행중인 업무 추진에 필요한 지원과 격려를 받아내 부하직원들의 사기를 높여줄 것이다.

어떤 일을 시작하려 할 때나 이미 진행중인 일에 지원을 받아야할 때, 결재가 떨어지지 않으면 위에서 허락하지 않으니 어쩔 수 없다고 금세 주저앉아 버리는 간부가 의외로 많다. 그리고 부하 직원들 앞에서 이사님은 앞뒤가 꽉 막혔어. 뭘 알기나 하고서 그러는 거야 뭐야 하는 식으로 넋두리를 늘어놓는다. 그러나 부하직원들의 귀에는,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간부 자신의 무능을 상사가 꽉 막힌 탓으로 전가시키려는 변명으로 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이런 간부라면 위에서 시키는 일 외에도 아무것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이다. 일을 아무리 야무지게 해내는 사람이라도 앉아서 시키는 일만 해서는 유능한 간부가 될 수 없다. 굳이 위에서 시키지 않더라도 필요한 일을 찾아서 해야 한다. 그래야 남다른 성과를 낼 수 있고, 남다른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나는 중간 간부로 있을 때, 주어진 일 외에도 늘 새로운 일을 스스로 찾아서 해냈다. 그런데 새로운 일은 시작할 때마다 십중팔구 반대에 부딪히게 마련이다. 다들 의견이 달라서일 수도 있겠지만, 현실에 안주하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거나 앞서 나가는 사람에 대한 견제 심리 때문인 경우도 흔하다.

이럴 때 직원들로부터 어떤 상황에서든 윗사람들을 설득하여 틀림없이 업무를 추진해내는 능력이 있다는 신뢰를 받고 있는 간부는 직원들의 전폭적인 성원을 등에 업고 온갖 난관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일을 자신 있게 추진할 수 있다.

아래로부터 신망과 존경을 받는 것은 위로부터 믿음과 후원을 받는 것과 더불어 동전의 양면을 이룬다. 동전은 앞면이 찌그러지면 뒷면도 함께 찌그러지게 마련이고 뒷면이 찌그러지면 앞면도 함께 찌그러지게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아랫사람들에게 존경받지 못하는 간부는 윗사람들에게도 신망을 얻지 못한다.

 

윗사람의 신뢰를 얻지 못해 재량권이 없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기 위해 어떻게 윗사람을 설득할 수 있을까

간부라면 누구나 이런 고민에 빠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윗사람을 설득하는 것은 시장에서 상품을 파는 원리와 다를 게 없다. 상품을 잘 팔려면, 만들기 전에 시장 조사를 통해 고객의 니즈도 파악해야 하고, 경쟁 상품도 연구해야 하고, 제작 단계에서는 상품의 질과 모양을 최고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또 만든 후에는 그 상품의 우수성을 제대로 알릴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새로운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상사를 설득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결재권을 가진 상사를 고객으로 생각하고 접근하는 것이다. 여러분이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면 아무리 까다로운 상사라도 그리 어렵잖게 설득시킬 수 있다. 그 방법을 여기서 6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첫째, 성공 경험으로 신뢰를 축적하라.

당신의 성공으로 윗사람이 빛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당신의 상사인 A이사가 사장에게 칭찬받을 수 있는 성과물을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 그에 따라 당신은 자연스럽게 A이사의 입을 통해 사장에게 믿고 맡길 만한 능력 있는 간부로 인식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다음부터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A이사가 사장에게 그 일은 당신이 맡아서 할 것이라고 보고하면 사장은 기꺼이 허락하게 될 것이다.

둘째, 윗사람과 한 배를 타라.

당신의 능력이 윗사람을 위협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설령 어떤 프로젝트를 순전히 당신의 능력으로 성공시켰더라도, 그 공을 먼저 윗사람에게 돌려라. 최소한 윗사람이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 만큼의 지분을 인정하라. 그러면 윗사람은 계속 당신의 든든한 후원자로 남아 있을 것이지만, 당신이 공을 독식한다면 윗사람은 당신의 방해자로 돌아설 것이다.

셋째, 정도를 걸어라.

사장처럼 생각하라. 다시 말해, 프로젝트가 추구하는 목표를 명확히 회사의 이익에 부합시켜라. 내가 해보고 싶은 일이 아니라 회사에 반드시 필요한 일을 찾아서 해야 한다. 명분과 실질이 상부하지 않는 일은 아예 시작할 생각도 하지 마라. 명분이 그럴 듯하면 윗사람을 설득시켜 일을 추진할 수는 있겠지만 나중에 보여줄 실질이 없으면 신뢰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끈기 있게 설득하라.

한 번에 오케이를 받지 못했다고 실망하거나 포기하지 마라. 한두 번의 시도로 포기한다면 당신이 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아무 것도 없다. 몇 번이고 프로젝트 기획서를 수정 보완해서라도 끈기있게 설득하라. 당신의 모든 것을 올인하여 상사를 감동시켜라. 이와 관련하여 경영 컨설턴트 하다께야마 요시오의 얘기는 귀담아 들을 만하다.

설득의 첫 번째 요건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몇 번이고 방법을 달리하여 파상 공격을 가하는 것이다.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면 그렇게 하는 것이 간부로서 책임을 다하는 길이다.

다섯째, 상황을 완벽하게 장악하라.

윗사람이 프로젝트에 관해 어떤 질문을 던져도 명쾌하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럴려면 그 프로젝트에 관한 사항을 세밀한 부분까지 손금 들여다보듯 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상사의 질문에 어물거리거나 앞뒤 조리에 맞지 않는 대답을 하게 되면 상사는 당신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여섯째, 수시로 보고하라.

윗사람이 당신을 아무리 신뢰하고 있더라도, 책임감 때문에 일의 진행 상황이 궁금해지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상사가 물어보기 전에 상황을 수시로 보고하여 안심시킬 필요가 있다. 그런 과정에서 상사로부터 미처 생각지 못한 새로운 아이디어나 문제 해결책을 얻을 수도 있으며, 상사에게 자연스럽게 애로사항을 얘기하고 지원을 요청할 수도 있다.

 

동기부여 능력에 관하여

인간적으로 대해주는 것, 충분한 급여나 복지 혜택만으로는 부족하다. 물론 그런 것들도 중요하지만 직원들의 성장과 꿈의 실현을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한 동기부여 요소다.

또 일시적인 인기에 영합하지 않고, 원망을 사더라도 직원들을 혹독하게 담금질하여 큰 재목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직원들을 사랑하는 방법이다.

 

직원들로 하여금 그만두고 싶도록 만든다.

갤럽은 25년에 걸쳐 무려 1백만 명의 직원과 8만명에 이르는 관리자들과 인터뷰한 결과를 분석한 바 있다. 갤럽의 수석 연구원인 마커스 버킹엄과 커트 코프만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저술한 First, break all the rules에서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는 놀라운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직속 상사의 역할이 직원 중심적 사고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직속 상사는 근무 환경을 결정하고 주도한다. 만약 직속 상사가 직원들에게 분명한 기대치를 부여하고, 직원을 인정하고, 신뢰하고, 직원의 성장을 위해 투자한다면, 이윤 분배 제도가 없더라도 견뎌낼 수 있다. 그러나 직속 상사에 대해 불만을 품게 되면, 헬스 클럽회원권을 제공하고 다양한 복지 혜택을 제공한다. 해도 직원들의 분발을 촉구하기는 어렵다. 차라리 허름한 기업에서 유능한 관리자와 일하는 것이, 현대적이고 직원 중심의 문화를 가진 기업에서 끔직한 관리자와 일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유능한 간부가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스스로 답해보라.

1. 회사나 직원들이 내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2.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자료와 장비를 갖추도록 하고 있는가.

3. 직원들에게 늘 가장 적합한 일을 주고 있는가.

4. 지난 1주일간, 업무 성과에 대해 인정이나 칭찬을 해준 적이 있는가

5. 직원들을 하나의 개인으로 배려하고 있는가

6. 직원들의 자기계발을 격려해 주고 있는가.

 

권력만 있고 권위는 없으며, 명령만 있고 대화는 없다.

누구나 어떤 지위를 차지하면 그에 따른 권력을 얻게 마련이다. 그러나 권위는 어떤 지위를 차지했다고 해서 저절로 생기는 게 아니다. 권위는 지위의 높고 낮음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인도의 성자로 추앙받는 마하트마 간디는 5척도 안 되는 키에 45킬로그램도 안 되는 몸무게를 가진 왜소한 체구에 아무 권력도 가진 적이 없지만 7억 인도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는 권위를 가지고 인도를 제국주의의 식민 통치에서 건져냈다.

사람들이 권력에 복종하는 것은 두려움 때문이지만 권위에 복종하는 것은 존경심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권력은 두려움으로부터 비롯하고 권위는 존경심으로부터 비롯한다. 그러므로 진정한 리더십은 권력이 아니라 권위로부터 비롯한다.

간부는 비록 권위가 없어도 주어진 권력만으로 조직을 움직이고 직원들을 복종시킬 수는 있겠지만 결코 심복시킬 수는 없다. 심복은 마음에서 우러나와 따르는 것이다. 두려워서 따르는 것은 그저 따르는 시늉만 하는 것일 뿐이다. 당연히 시키는 일도 겨우 하는 시늉만 낼 뿐 열정을 가지고 제대로 할 리 만무하다. 그래서는 결코 좋은 성과도 기대할 수 없다.

한편 금전적인 보상이나 승진과 같은 당근으로 직원들을 움직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일시적인 효과밖에는 기대할 수 없다. 물론 좋은 근무 환경이나 대우를 제공하는 것은 동기부여의 중요한 요소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못된다는 것이다.

유능한 간부는 직원들의 성장 욕구와 목표, 그리고 삶의 의미 등을 유심히 관찰함으로써 스스로 어떤 일을 추구할 수 있는 동기를 찾도록 도와준다. 직원들이 스스로 일하고자 하는 동기를 느끼지 않는 한, 다른 어떤 사람도 동기를 직접 부여할 수는 없다. 다만, 직원들 스스로 자신에게 동기를 부여하도록 도울 수 있을 뿐이다.

소를 물가까지 끌고 갈 수는 있어도 물을 억지로 먹일 수는 없다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로 지위를 이용한 권력만으로 직원들을 이끄는 간부는 직원들을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몰고 갈 수는 있겠지만 정작 직원들이 열정을 바쳐 일하게 할 수는 없다. 이것이 바로 힘에 의한 명령의 한계다. 반면에 간부가 명령이 아닌 대화로써 합의를 이끌어내고 권력이 아닌 권위로써 직원들을 심복시킨다면 직원들은 누가 억지로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하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서로가 원하는 바를 일치시키는 것이다. 간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직원들도 원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 직원들이 원하는 바를 간부 자신도 원하게 되는 것이다.

제임스 C.헌터는 서번트 리더십에서 동기부여에 관해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리더의 역할이 직원들의 욕구를 규명하고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했듯이, 우리는 늘 이렇게 자문해야 할 것입니다. 내가 해결해야 할 직원들의 욕구는 어떤 것일까.

그렇다면, 지게차 운전사에게는 잘 작동하는 지게차와 적절한 장비, 훈련, 자재, 충분한 급여, 안전한 작업환경 등이 필요하겠군요. 그 정도면 운전사가 만족할 수 있겠죠.

적절한 사례입니다. 그 정도면 운전사의 물질적 욕구를 만족시킬 수는 있겠군요. 하지만 지게차 운전사에게는 반드시 충족되어야 할 심리적 욕구도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심리적 욕구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마슬로우에 따르면, 인간의 욕구 단계는 의식주의 욕구, 안전과 보전의 욕구, 소속과 애정의 욕구, 자존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말한 3단계까지의 욕구가 충족되면 인간은 소속과 애정의 욕구를 갈망하게 됩니다. 이는 우호적이고 건전한 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건강한 집단에 소속되고자 하는 욕구입니다. 그리고 자존의 욕구로 이어지는데, 여기에는 존경, 감사, 격려, 인정과 보상 등에 대한 욕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든 욕구가 충족되면 끝으로 자아실현의 욕구가 남습니다. 제 생각에 자아실현이란 스스로를 최선의 존재로 만들거나 만들 능력이 있는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기업의 회장이나 국가대표 선수, 수석 졸업생 등이 될 수는 없겠지만 가능한 선에서 최고의 직원, 최고의 운동선수가 되는 것은 누구라도 가능합니다.

맞습니다. 리더란 직원들이 가능한 최고가 될 수 있도록 후원하고 격려하는 존재입니다. 지게차 운전사가 기업의 회장이 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리더가 그를 후원하고 격려하여 최고의 지게차 운전사가 되게 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도무지 직원들의 자기계발에는 관심이 없다.

자신의 미래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가진 직원들은 스스로 일을 주도해 나간다. 이런 사람들은 고도의 집중력을 통해 엄청난 일을 처리할 뿐 아니라, 보통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데도 주도적이다. 만약 당신이 이런 직원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면, 당신 자신도 직원들을 통해 크게 자극받게 될 것이고, 당연히 대단한 성과를 거두게 될 것이다.

동기부여는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해준다기보다는 서로 동시에 공유하는 것이다. 직원들이 상사로부터 동기부여를 받는다면, 상사 또한 그 직원들로부터 동기부여를 받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상사가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물론 직원들을 위한 것이지만 자기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상사가 부하직원을 진정으로 배려한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흔히 인간적으로 대해주는 것, 충분한 급여, 복지 혜택, 휴가, 보너스 등을 생각하게 마련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물론 그런 것들도 중요하지만 직원들의 성장과 꿈의 실현을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한 배려다. 젊은 직원들이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실행하면서 꿈을 향해 최선을 다해 나아갈 수 있도록 격려하고 자극하는 일이야말로 진정으로 그 직원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행동이다.

나는 간부로 일하던 시절에 직원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전투의 일부를 떠받치는 병졸이 아니라 전투 전체를 주도하는 장수로 대하고 키우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그들이 업무 성과에 필요한 소모품으로만 머물지 않고, 그들의 꿈을 이루는 데 필요한 자산(스스로 목표를 세워서 추진할 수 있는 자신감, 위기에 대처하고 큰일을 감당할 수 있는 용기, 일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노하우, 전체를 조망하고 부분을 통합하는 능력 등)을 쌓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후원하였다.

간부들이 저지르기 쉬운 잘못 가운데 하나는 인기 있는 간부가 되고자 하는 것이다. 인기란 정말 덧없는 것이다. 인기를 얻으려하기 전에, 어떻게 하는 것이 부하직원들에게 가장 좋은 약이 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좋은 약은 입에 쓴 법이다. 그 쓴 약을 먹이는 간부가 직원들에게 인기 있을 리 없다. 그렇다면 결국 인기를 얻고자 하는 간부는 직원들에게 입에 쓴 약이 아니라 입에 달콤한 약을 먹이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간부는 당장 눈앞의 인기에 연연해할 게 아니라 뚜렷한 철학과 소신을 가지고 직원들을 대해야 한다. 그 철학과 소신에 따라 직원들을 강하게 단련시켜야 한다. 쇠는 두들길수록 강해지는 법이다. 물론 일시적으로는 원성을 살 수는 있겠지만 나중에는 다들 고맙게 여길 것이다. 일시적인 인기에 영합하는 간부는 직원들의 인생을 망칠 뿐이다. 그것은 결코 직원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방법이 아니다. 직원들을 혹독하게 담금질하여 큰 재목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야말로, 그리고 간부 스스로도 자기 자신을 혹독하게 담금질하는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직원들을 사랑하는 방법이다.

 

직원들에 대한 기대 수준이 낮고 무관심하다.

간부로 일하면서 갖게 되는 가장 큰 보람 가운데 하나는, 아마도 평범해 보이는 직원에게서 그가 지닌 가장 뛰어난 재능을 발견하고 키워줌으로써 그가 최고의 인재로 거듭나도록 돕는 일일 것이다. 그 직원이 재능을 발휘할 수 없는 업무를 맡겨 놓고 열심히 하라고만 다그친다면 아무리 뛰어나 보이는 직원도 평범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반면에, 그 직원의 재능을 찾아 그에 맞는 업무를 맡기고 격려한다면 아무리 평범해 보이는 직원이라도 최고가 될 수 잇을 것이다.

월드컵 4강의 기적을 연출한 히딩크 사단이 그것을 분명하게 보여 주었다. 한국 월드컵 팀의 주전 멤버는 서너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명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세계 최강 팀들을 상대로 눈부신 활약을 부여 주었다. 그러므로 간부가 업무를 조직하고 실행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은 직원들 저마다의 재능을 발견하고 그 재능을 계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런 과정이 선행된다면 직원들에 대한 기대 수준을 최고로 높일 수 있다.

낸 경험에 비춰 보건대, 직원들의 장점을 발견하고 계발하는 데는 직속 상사가 가장 큰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부하직원들이 얼마나 역량을 발휘하냐는 상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상사가 부하직원들에게 높은 기대치를 제시하고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 그 직원들은 대개 기대에 부응하게 마련이다. 반면에 직원들에 대한 기대 수준이 낮고 무관심하게 대하면 직원들은 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사람은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이 기대하는 것만큼 성장한다. 자식을 키우면서 자식으로부터 큰 믿음을 가지 부모라면 내 말에 기꺼이 동의할 것이다. 자식들은 존경받는 부모가 기대하는 것만큼 성장하게 된다. 회사에서 부하직원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만약 당신이 직원들의 마음으로부터 존경받는 상사라면, 그 직원들은 당신이 기대하는 만큼 성장할 수 있다. 당신이 더 높은 성과를 기대하면서 직원들이 그것을 달성할 수 있도록 믿음을 주고 그에 합당한 후원을 아끼지 않는다면 그렇게 될 것이다. 이처럼 사람이 스스로 기대하는 것을 찾아내는 현상을 흔히 피그말리온효과라고 한다. 스텔링 리빙스턴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기고한 경영과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논문에 나오는 대목은 눈여겨볼 만하다.

사람은 저마다 자기 안에 거인을 품고 있다. 이런 거인을 찾아 내고 그것을 깨울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직속 상사다. 간부는 직원들에 대한 ALE음과 배려 그리고 기대로 얼마든지 그들 안에 숨겨진 재능을 찾아내 폭발시킬 수 있다.

 

직원들을 독립적인 존재로 성장할 수 없게 만든다.

직원들을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는 존재로 키워라. 간부 자신이나 직원들 모두를 위해 필요한 명제다.

이 명제에 반하여, 직원들이 간부의 일방적인 지시나 명령에 따라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은 무슨 일을 하든지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게다가 업무 만족도 역시 떨어지기 때문에 직원들이 의욕적으로 일하기를 기대할 수도 없다. 그저 하루하루가 별 탈 없이 지나가기만을 바랄 뿐이다. 하지만 일을 통해서 자기 만족감을 채우지 못하는 직원들의 마음속에는 욕구불만이 쌓이게 마련이고, 그들은 자연스럽게 같은 불만을 가진 사람들끼리 의기투합하여 일종의 비토 그룹을 형성하게 될 것이다. 자연히 조직은 혼란스러운 분위기에 빠져 에너지가 생산적으로 쓰이지 못하고 서로에 대한 험담과 분열 등 파괴적인 데에 소모될 것이다.

반면에 스스로 주도적으로 일을 처리해 나가는 능동적인 직원들은 자신을 고용된 직원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그들은 또 회사의 인센티브 제도가 어떻든지 간에 눈앞의 작은 이익에 그다지 연연해하지 않는다. 그들은 물질적인 보상이야 많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것에 좌우되지는 않는다. 그 대신 업무 자체를 통한 자기 충족감과 미래의 비전을 위한 자기 성장을 최대의 보상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간부는 직원들 스스로 자신의 동기를 유발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후원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장이나 상사를 위해 일한다는 피동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자신의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있다는 적극적인 마인드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간부는 다음과 같은 일을 할 수 있다.

어떤 목표가 정해지면 직원들 스스로 그것을 정해진 시간 동안 어떤 수준까지 달성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부여해야 한다.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시시콜콜 간부가 관여할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자기 방식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업무 추진에 대해서 직원들에게 책임과 권한을 확실히 이행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직원들이 경영자의 마인드를 갖고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자극하고 격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간부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노력을 기울일 수 있을 것이다.

1. 삶의 의미 속에서 일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대화를 나눈다.

2. 현재하고 있는 일이나 그 방식이 직원들 자신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3. 우리 조직이 전체 업계의 현실 속에서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4. 조직 내에서 직원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의미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5. 조직을 운영하고 이윤을 창출하는 방식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6. 직원들 스스로가 경쟁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것을 즐기면서 활용하도록 돕는다.

7. 기존의 방식이 아니라 늘 새로운 방식을 찾도록 독려하고, 그에 따른 위험을 얘기한다.

8. 혁신적인 발상을 생활화함으로써 획기적인 성과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사실 경영자나 간부라면 누구나 직원들이 경영자의 마인드를 갖고 일해 주기를 바라마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직원들이 그런 마인드를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행동으로 배려하고 격려하는 경영자나 간부는 드물다.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그것을 위해 구체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간부는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이 없다고 비난하기 전에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도록 하는데 간부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직원들의 의식은 전적으로 경영자나 간부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뭐가 잘못되면 직원들에게 고래고래 소리부터 지른다.

그러므로 간부는 직원들이 실수를 저질렀을 때는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는 차원에서 문제를 다루어야지 절대로 화풀이 차원에서 다루면 안 된다. 화는 풀릴지 모르겠지만 직원들의 마음을 잃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기 쉽기 때문이다.

 

도무지 자기계발에 관심이 없다.

간부가 되어서도 자기계발에 소홀하여 뒤처지게 되면 여유와 당당함을 잃고 초조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늘 쫓기는 심정이 되어 동료 간부들은 물론 부하직원들까지도 경쟁의 대상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러면서 사사건건 부하직원들과 마찰을 빚게 되고 무능하고 쩨쩨한 인간으로 낙인찍히게 된다.

수신이란 무슨 거창한 명제는 아니다. 업무와 관련해서 끊임없이 공부하고 기회를 찾으면 된다. 시간을 쪼개서 현업과 관련된 지식을 쌓고, 현업에 관한 해결 과제를 적극적으로 제시하거나 기회를 잡는 능력을 쌓아가는 것이 바로 수신이다. 그뿐 아니라 간부로 일하다 보면 자신에게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깨달았을 때 이 나이에 내가 과연 젊은이들 틈에 끼어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배움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항상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열정적으로 배우고 습득하여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간부는 모든 면에서 혁신가가 되어야 한다.

말로만 혁신을 외치는 사람이 아니라, 삶 속에서 실천함으로서 변화를 주도해 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인생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길고 고단한 여정을 극복해야 하는 마라톤이다.

 

매사에 시큰둥하고 자조적이다.

자기 삶을 주도적. 헌신적. 열정적으로 꾸려가는 간부는 자신을 결코 초라한 월급쟁이로 비하하지 않는다. 그런 간부는 결코 누구를 위해, 단순히 월급 몇 푼을 손에 쥐기 위해 일하지는 않는다. 자기자신을 위해 일하고, 미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일한다.

 

매사를 그저 남들 하는 대로 답습하려고만 한다.

나는 무슨 일을 하거나 의견을 피력할 때 나만의 창의성과 개성 그리고 솔직함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다른 사람이 이미 열어놓은 길을 무작정 따라가거나 많은 사람들이 주장하는 바를 못이긴 척하고 추종하기만 하면 일시적으로는 편안할지 모르겠지만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도 없고 자신의 소신을 펼칠 수도 없을 것이다. 이는 결코 혁신가가 취할 태도가 아니다.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을 개척하는 일은 간부에게 무척 중요하다. 이는 단순히 업무 성과를 높이고, 기회를 선점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새로운 길을 계속해서 개척하도록 하는 강력한 동인을 제공한다.

내가 이 나이에 배우면 뭘 더 배우겠어. 엎치나 메치나 그게 그거지. 용쓴다고 무슨 새로운 게 나오겠어. 구관이 명관이야.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고 그냥 하던 대로 해. 내가 이 분야에서 20년 가까이 잔뼈가 굵었는데, 나를 가르치려 들어. 잔소리들 말고 시키는 대로 일이나 열심히 해 등과 같은 의식은 무릇 간부로서 가장 경계하고 삼가야 할 바이다. 하루가 다르게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하는 데 따라 지난 것은 이미 답습해야 할 최선이 아니라 그저 새로운 것을 창출하기 위한 참고사항일 뿐이다. 이제는 날마다 새로워지고 변화하지 않으면 금세 뒤떨어지게 마련이다. 남들은 이미 고속전철을 타고 가는데, 다리 힘만 믿고 자전거를 타고 경쟁하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무슨 일을 하든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래야 참신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획기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위대한 발명가나 혁신가들은 대개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처음에는 미치광이 취급을 당했다. 그러나 그들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 벤처 1세대 호리바 마사오 회장의 말은 귀담아 들을 만하다.

남의 말을 들을 때는 자기 내부에 그것을 평가하고 걸러내는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남의 얘기에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고 자기에게 도움이 될 만한 얘기만 선별하여 섭취할 수 있다. 결국 최종 판단은 자신의 철학과 소신에 따라야 한다. 남들이 중구난방 떠드는 얘기에 자신의 소신과 철학마저 상실한다면 결코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없다.

 

지적 호기심이란 없고 귀동냥에만 의존한다.

사람의 식견이 자기 실무 분야의 좁은 테두리 안에만 갇혀 있으면 그 그릇이 작아진다. 그리고 응용력이나 창의력이 자랄 여지가 없다. 특히 한 조직을 이끌어가고 회사의 동량이 되는 간부에게는 폭넓은 식견이 요구된다. 적어도 간부라면 자기 부서가 다루는 분야에만 정통해서는 곤란하다. 회사 전체의 업무를 두루 아우를 수 있는 전문지식은 물론 리더로서의 자질을 발휘할 수 있는 통찰과 교양을 갖추려면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두루 섭렵해야 한다. 언제까지 한 부서의 그저그런 평범한 간부로 만족할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더 큰 꿈을 갖고 있다면 폭넓은 공부와 경험이 필요하다.

비즈니스는 종합 지식을 필요로 한다. 다양한 성향의 직원들을 다루어야 하고 다양한 직업을 가진 여러 계층의 고객을 만족시켜야 한다.

비즈니스는 종합 지식을 필요로 한다. 다양한 성향이 직원들을 다루어야 하고 다양한 직업을 가진 여러 계층의 고객을 만족시켜야 한다. 그러므로 여기에는 다양하고 폭넓은 식견이 요구된다. 그리고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하고 혁신을 이뤄나가는 데도 그 자양분은 역시 폭넓은 지식과 경험이다.

또한 폭넓은 지식은 업무를 떠나서라도 인격 수양이나 삶의 지혜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산이다. 지적 충족을 게을리하면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어느날 문득 저만치 뒤처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지식을 얻는 가장 탁월하고 손쉬운 방법은 독서다. 어떤 분야든 그 분야의 대가들이 정성들여 쓴 책은 얼마든지 넘쳐나고 저렴한 비용으로 손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만큼 적은 비용으로 큰 가치를 취할 수 있는 상품도 없다. 하룻밤 술값만 아끼고, 하루에 한 시간씩 한 달만 시간을 내도 어느 한 분야의 기본 식견은 갖출 수 있을 만큼의 책 정도는 구입하여 읽을 수 있다.

 

변덕이 죽 끓듯 하고 사소한 일에 일희일비한다.

외자계 기업에서 오랫동안 근무해온 0씨는 나름대로 좋은 성과를 내왔기 때문에 자부심이 강한 사람이다. 그런데 좀처럼 자신의 감정을 숨기거나 제어하지 못하는 약점을 지녔다. 그는 직원들로부터 조금이라도 불편한 얘기를 들으면 금세 안색이 붉으락푸르락 변하면서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폭발시키고 만다. 그러니 직원들이 그 앞에서는 바른 말을 하지 못하고 가능하면 그와 마주치는 것조차 피하려 한다. 그러다보니, 그 주위에는 아부꾼들만 끓게 되고 충직한 부하직원들은 자연히 그로부터 멀어지고 만다.

간부는 아무리 화나는 일이 있어도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면 안된다. 늘 한 자락 마음의 여유를 갖고 감정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문제를 신속하고도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간부는 직원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한다. 직원들은 그런 듬직한 믿음이 있어야 무슨 일을 하든 소신껏 열정적으로 집중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간부는 직원들 앞에서 항상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