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프로 vs 포로
2004. 12. 17
정연식 :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인천 교통방송 등에서 직장인 상담을 하고 있다.
직장인은 지금 목마르다.
이 책을 통해 여러분은 자기 자신에 대해 좀더 깊이 있는 통찰을 하시기 바랍니다. 직장에서 나는 누구고, 가정에서 나는 누구이며,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나는 누구인지 알기 바랍니다. 그리고 지금의 직장생활에서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기를 바라는지도 깨닫기를 바랍니다. 여러 상담 사례를 통해 간접적으로 자기 자신을 보다 폭넓게 이해하길 바랍니다. 무엇보다 여러분의 핵심감정이 무엇인지, 그리고 핵심가치는 무엇인지, 그리고 핵심능력은 무엇인지를 알기 바랍니다. 이러한 통찰들을 바탕으로 여러분이 원하는 자리에서 진정한 프로가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가장 바라는 성공을 이루길 바랍니다. 노력하는 여러분에게 행운이라는 선물이 따라올 것입니다.
도전적 창의성으로 승부하라.
도전적인 창의성! 이것이 핵심이다. 이것이 조직과 개인 사이의 진정한 화해가 이루어지는 지점이며, 조직인간이 새롭게 태어나는 장소다. 생각해보라. 사실 조직의 틈새를 메운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다른 조직인간의 일에 참견한다는 핀잔을 들을 수 있지만, 도전적인 창의성이 있는 조직인간은 내 일, 네 일 혹은 우리 부서 일, 타 부서 일을 구분하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이 낸 아이디어가 사장되지 않게 하기 위해 자신의 아이디어에 ‘이 일은 내일!’ 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이를 현실화해 나간다. 아이디어를 내고서는 다른 조직인간에게 맡기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자신이 직접 자원을 끌어 모으고, 사람을 움직여나간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도전적 창의성이다.
히딩크의 표현대로, 조직에서는 이들을 멀티 플레이어라 한다. 그들은 자신의 일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필요로 하는 일이라면 이 한 몸 바치겠다는 각오로 일한다. 진정한 스타 플레이어는 우승 소감을 말할 때 ‘팀’을 강조하면서 자기 자신을 드러내어 말하지 않는 법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 벌기
이제, 두 번째 질문에 답할 때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는 없는가?’ 조심스럽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가능하다’ 나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다.
내가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는 직장인 상담이다. 솔직히 말하면, 직장인 상담 자체가 돈이 되는 일은 아니다. 인터넷에서 수많은 상담을 해오고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무료다. 게다가 개인적인 시간을 따로 내야 한다. 의미가 있다는 명분만으로는 벅찬 일이다. 정말 답답한 사람은 나를 직접 찾아와 유료 상담을 의뢰하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래서 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었다. ‘직장인 상담, 하고는 싶은데 돈이 안 되니 어떡하나’ 나는 의미와 돈, 두 가지가 모두 필요했다. 혹자는 봉사하는 셈치고 무료로 하라고 쉽게 말할지 몰라도 그야말로 남의 일이니 할 수 있는 소리다. 돈이 안 되기 때문에 아예 그 직업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를 수도 없이 봐온 터라 새로운 대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나는 드디어 수익성이 있는 직장인 상담의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냈다.
그 과정은 이렇다. 나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인터넷 무료 상담을 해준다. 고객들은 무료로 상담을 받을 수 있어서 좋고, 나는 이떤 직장인들이 어떤 주제로 상담을 의뢰하는지를 알게 된다.
상담에 답하는 과정 중 나는 뜻하지 않은 곳에서 기회를 잡게 되었다. 바로 ‘기록한다’는 동사의 발견이었다. 그 전까지 내가 알고 인식했던 나의 재능은 연구한다, 교육한다, 상담한다는 세 가지 동사였다. 이 기록한다는 동사의 발견으로 나는 또 하나의 재능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나는 직장인 연구과 직장인 상담에서 얻은 구체적인 지혜들을 응용하여 직장인과 관련된 글을 쓸 기회를 잡았다. 사내 사보에 처음 글을 실었다. 원고로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했다. 얼마 후에는 다른 기업체 사보와 인사관리 전문지, 그리고 일간지에도 글을 싣게 되었다. 이 글 덕택에 나는 MBC 라디오에서 [정연식의 직장인 칼럼]을 방송하게 되었다. 나는 방송을 시작하면서 방송을 음성기록이라고 정의를 내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TV에까지 진출하여 ‘방송한다’는 다섯 번째 재능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나의 경험에 비추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자 하는 샐러리맨들에게 세 가지 생각을 선물로 주고 싶다.
인생의 고객을 찾으면 하고 싶은 일이 보인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일까?를 생각할 때 ‘내 인생의 고객은 누구인가?를 생각해보는 것은 좋은 힌트가 될 수 있다. 나의 삶 전체를 통해 내가 누구를 대상으로 서비스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은 참으로 가슴 벅찬 일이다. 고객을 구체화하면 할수록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나의 경우 직장인이라는 고객을 찾고 나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분명히 찾을 수 있었다.
하고 싶은 일은 한 가지가 아니다.
찾지 못해서 그렇지 우리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은 무수히 많을 것이다. 여기에 힌트가 있다. 이 무수히 많은 일들이 서로 연관성이 없고 각각 분리되어 있다면 우리는 하고 싶은 일을 한 가지라도 하기 어렵다. 그러나 일들 사이의 연관성을 찾는다면 그 일을 하는 것은 수월해진다. 나의 경우 연구하고 기록하고 상담하고 교육하는 일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또한 이 일들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낸다.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잘할 수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가장 잘할 수 있다. 놀고 싶을 때 잘 놀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일하고 싶을 때 가장 일을 잘할 수 있다. 나는 인생에서 불가능한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시간의 문제가 남을 뿐이다. 얼마만큼의 시간을 앞당기는가 하는 것은 나의 ‘열정’을 얼마나 태우는가, 나의 ‘재능’을 얼마나 개발하는가, 그리고 정말 ‘가치’ 있는 일에 전념하는가에 달려 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그 길을 가면 결국 길을 발견할 수 있다. 발견할 수 없다면 내가 만들면 된다.
아직도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한 샐러리맨에게 탐색과 표현의 시도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또한 하고 싶은 일과 돈이 되는 일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 샐러리맨에게는 포기하지 말고 자신만의 비지니스 모델을 발견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이직이나 전직 혹은 창업을 하기에 앞서 탐색과 표현으로 자기만의 비즈니스 모델을 발견하는 것, 그것이 모든 샐러리맨을 향한 나의 첫 번째 조언이다.
직장과 가정 사이
건강한 사람은 지금과 여기 here and now를 즐기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그때와 거기 there and then를 오간다고 한다.
지금과 여기를 즐겨라
정부부처 2급 공무원인 이모 씨(48)는 요즘 ‘헛살았다’는 자괴감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27세에 행시에 합격한 뒤 그는 지금껏 거의 매일 오전 7시부터 자정 가까이 일에만 몰두해왔다. 가정을 지키는 ‘든든한 가장’,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겠다는 일념에서였다. 가끔 가족들이 ‘아빠는 출근 중’이라며 핀잔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받아넘겼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 아이들이 크면서 가정에서 ‘외면’ 당하기 시작한 것, 간혹 일찍 퇴근해 말이라도 걸려고 하면 아이들은 아빠와의 대화 자체가 어색한 듯 서둘러 방으로 도망치려고 했다. 아내는 오래전부터 아이들 또는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놓아 남편이 새삼스레 끼어들 여지가 없는 듯하다. 이 씨는 직장에서도 ‘왕따’가 되고 잇다고 느낀다. 충성을 다했던 직장이 이제 그를 ‘단물 빠진 퇴물’ 혹은 ‘월급 도둑’ 취급을 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동아일보 2003년 4월 22일
일할 수 있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라
샐러리맨의 어깨에 지워진 직장에서 요구하는 업무량과 가정에서의 기대 수준은 이미 중량을 초과한 상태다. 여성은 일 잘하는 커리어우먼과 가정을 잘 돌보는 엄마라는 슈퍼우먼이 되어야 하고, 남성은 업무능력이 뛰어난 s급 사원과 친구 같은 슈퍼아빠가 되어야만 한다. 그렇지 못하면 인생의 낙오자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짐을 가볍게 해야 한다. 인생의 모든 짐을 내려놓고 짊어지고 갈 짐만 다시 챙겨보는 것이다. 이런 삶의 변혁을 위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나는 직장과 가정 사이에 끼어 있어 잘은 모르지만, 이제까지 이해한 바는 다음과 같다.
나는 직장과 가정 사이에 끼인 샐러리맨이다. 나는 직장에서는 직업적인 성취를 꿈꾸고, 가정에서는 성숙한 남편이자 친구 같은 아빠를 꿈꾼다. 분명한 것은 이 두 가지 꿈의 성취 여부는 아내가 최종 판정한다. 그녀가 해를 거듭할수록 나를 좋아하고 존중하면 나는 성공적인 인생을 산 것이다. 반대로 해가 갈수록 나를 싫어하고 막 대하면 실패한 인생이다. 내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내의 판정이 옳았다면 나는 가정에 무관심하면서 직업적인 성취만을 추구한 내 동료보다 매년 더 높은 연봉을 받을 것이라는 점이다.
타인과 자아를 링크하라.
건강한 자아란 고립되고 심각한 신비의 그 무엇이 아니다. 반대로 자기 중심주의에서 벗어나고픈 소망이 대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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